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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경남신문 의료칼럼 - [중금속 노출과 해독치료] 나도 모르게 내 몸속에 중금속이 차곡차곡 2021-11-25 3812

흔히 중금속 노출은 특수한 직업적 환경에 의해서만 노출된다고 생각한다. 대개 그런 경우 그 노출량이 많아 중금속 중독 수준으로 발전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 바로 그 증상을 자각할 수 있으며 산재처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 중금속 노출은 부지불식간 이뤄지며 대부분은 만성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중금속 오염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및 각종 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 평가가 필요하다.

중금속은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환경에 존재한다. 음식을 통해서도 흔하게 노출되는데, 보통은 오염된 땅이나 바다로부터 나오는 식품들이 그 예이다. 그 외에도 화장품, 장난감, 세제, 염색약, 페인트, 물감 등의 화학제품과 미세먼지, 황사, 비, 노후된 수도관 등에서도 손쉽게 중금속에 노출된다. 특히 흡연의 경우, 4000여 종류의 독성물질과 유해물질을 흡입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2015년 동안 조사한 바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카드뮴 23%, 납 30%, 수은 43%가 높다고 한다. 이러한 중금속들은 흔히 혈액검사나 모발검사를 통해 그 수치를 검사하게 되는데 중금속 중독에 준하는 증상이 있는 경우 4종까지 혈액검사에 한해 건강보험 적용도 받을 수 있다. 보통은 모발검사나 검진 차원으로 40여 종을 검사한 후 추적검사에서 해당 항목을 혈액으로 검사할 수 있다.

일정량 이상의 중금속들은 체내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어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신체는 항산화효소인 글루타치온을 많이 사용하게 돼 세포 내 글루타치온을 많이 소모한다. 그렇다면 주요 중금속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종류와 인체에 미치는 문제점,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납 (Pb)= 음식물, 음료, 분진, 공기 등과 같은 자연적인 노출과 직업적 노출에 의해서 결정된다. 일반인들의 경우 주요 노출 경로는 음식 섭취를 통한 소화기 흡수이다.

 

직업적으로는 오래된 선박해체 작업, 납 관련 제조업, 크리스탈 유리 원료의 혼합, 페인트, 배관공, 용접작업 등이 있으며, 비직업적인 경로로는 납 수도관을 통한 급수, 납 성분이 포함된 페인트로 인한 공기 흡입, 오염 토양의 비산, 한약이나 무허가 화장품 사용 등이 있다. 중독의 증상은 대부분이 만성적이며 낮은 농도의 납에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된다면 증상이 생기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소화기와 관련된 증상으로는 복부 불편감, 복부 통증, 변비 등이 있으며 이는 가장 흔한 형태의 납 중독이다. 높은 농도의 납에 노출되면 식욕부진, 현기증, 구토, 체중 감소 등 뇌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어린이에게서 관찰할 수 있다. 혼수, 경련 등이 따르며 심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납은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바로 뇌로 축적이 가능하며 뇌세포의 이상기능을 유발한다. 특히 어린이에게 뇌 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은 되더라도 영구적인 지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수은 (Hg)= 수은은 크게 4종류가 있다. 에틸 수은은 국소소독제, 백신 보존제로 이용되며 원소수은은 치과 아말감, 온도계, 혈압계, 배터리 등이 주요 노출원이다. 입주변의 원인 모를 발진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아말감 제거 후에 발진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무기 수은의 경우 약제, 살균비누, 치약 분말, 스킨 크림 등에 들어가기도 하며 금속 수은에 의한 직업성 수은 중독의 경우 주요 증상이 수지진전, 구내염, 신경과민 등이 있다. 메틸 수은의 경우, 음식, 물고기 등에 의해 노출 되는데 대량 노출시 감각 이상과 소뇌 운동실조 등을 일으키면 일본에서는 미나마타 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은은 특히 참치, 연어 등에 많이 함유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혈중 수은 농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은은 킬레이션 치료에 효과가 약하다. 뇌나 신경 등 세포분열이 활발하지 않은 조직 내에 깊이 박혀있는 중금속은 치료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대한 생활에서 수은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소 (As)= 물이나 토양, 대기오염으로 인해 인체에 흡수된다. 경구 섭취 시 소화관에서 흡수율이 90%나 된다. 비소는 적혈구에 결합해 간, 신장, 근육, 뼈, 모발, 피부, 손발톱 등에 침착된다. 해산물에 특히 많아 물고기나 어패류 섭취가 많을 경우, 비소의 혈중 농도가 높게 나올 수 있다. 비소의 주요 치료는 글루타치온으로 직접 비소와 결합해 담즙이나 소변으로 배설시킨다. 그러나 조직 내 깊숙이 박힌 피부 병변이나 신경병증의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

△카드뮴(Cd)=단독 광석으로 존재할 수 없어서 여러 광물 특히, 아연 제련 과정의 부산물로 많이 나온다. 따라서 광부들이나 용접, 제련 관련작업, 배터리 작업하는 사람에게 노출이 많이 되며 흡인시 만성폐질환이 생길 수 있고 급성독성 증상으로는 폐부종이 올 수 있다. 식품으로 먹어서 들어온 카드뮴의 경우, 90%는 대변으로 나간다. 일반인들의 가장 흔한 카드뮴 노출은 바로 흡연이다. 흡연시 혈중 농도가 2배 올라갈 수 있다. 카드뮴은 세포 내 결합이 강해서 킬레이션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다행히 글루타치온에는 붙어서 담즙으로 뺄 수 있다. 그리고 땀으로 잘 배출되는 특징이 있어 사우나를 권장하기도 한다.

◇치료= 중금속의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체내에 한 번 들어오면 절대 나가지 않고 조직에 깊이 박혀있는 중금속을 제거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가 중금속 킬레이션인데 EDTA는 비타민·미네랄 등을 함유한 수액에 섞여 정맥주사되면 그 물리적 특성으로 납, 카드뮴, 비소, 구리, 망간, 칼슘 등과 결합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킬레이션(Chelation)이란 그리스어로 게 또는 가지의 ‘집게발’을 의미하는 킬레(Chele)에서 유래됐다. 해로운 물질을 포획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는 의미다. 치료 시 보통 나트륨 또는 칼슘과 결합된 형태의 EDTA를 사용한다. EDTA는 나트륨, 칼슘보다 납, 카드뮴, 수은, 비소, 알루미늄, 구리, 망간 등에 대한 친화력이 높아서 나트륨이나 칼슘을 버리고 납, 카드뮴 등 중금속 등을 취해 체외로 배출시킨다. 또한 중금속으로 인해 심각하게 소모되는 항산화제와 미네랄을 보충해주는 것이 치료의 또다른 핵심이다. 글루타치온이나 알파리포산 등의 항산화제는 높아진 산화스트레스를 낮추고 그 자체가 직접 중금속과 결합해 담즙으로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들이 계속되고 본인의 직업환경이 중금속 노출이 의심된다면, 중금속과 미네랄 검사를 추천한다. 검사상 결과가 조금이라도 높다면 중금속은 절대 자연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시간이 오래돼 조직 내에 깊이 박혀버리면 제거가 힘들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생활 속 실천으로 중금속이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말= 다니엘성형외과 김지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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