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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경남신문 의료칼럼 -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 2019-12-02 11725

[의료칼럼]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

 

 

  • 기사입력 : 2019-12-02 07:56:06

  • 김지아 (창원 다니엘피부성형외과 원장)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라는 책의 저자 우즈키 류이치는 일본의 안티 에이징 전문 성형외과의로, 아주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출판해 한때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책에 쓴 모든 부분을 다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많이 바르지 말 것, 문지르지 말 것, 너무 씻지 말 것’이라는 세 가지 기본 원칙에는 동의한다.

    많은 여성들이 아침이면 폼클렌징-토너-엣센스-세럼-아이크림-로션-크림-선크림-메이크업베이스-컨실러-파운데이션-파우더-메이크업 픽서 등을 얼굴에 바른다. 과연 이 많은 과정들이 피부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우즈키 류이치는 화장품의 여러 화학 성분들이 오히려 피부를 망친다고 저술한다. 겨울철 피부가 푸석하고 건조하다고 자꾸 화장품을 덧바르고 무리하게 각질 제거를 하는 것은 피부에 오히려 많은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우리 피부 장벽은 천연 보습인자를 가지고 있다. 피부 본연의 보습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 습도가 50~60%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통 겨울철은 심하게 건조할 경우 습도가 10%까지 떨어지므로 보습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따라서 실내 생활의 경우, 적절한 가습기 사용으로 주변 습도를 50~60%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겨울철에는 피부에 맞는 수분 제품을 반드시 잘 발라주어야 한다. 수분 제품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면서 차가운 바람과 뜨겁고 건조한 환경에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겨울철이라 하더라도 토너-보습크림 두 단계면 충분하다. 엣센스나 세럼 등은 특정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첨가된 물질들이 오히려 피부를 예민하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크림도 좀 더 점성을 강하게 만든 것일 뿐, 보습크림을 눈가에 꼼꼼히 발라준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알갱이가 들어간 스크럽 제품이나 전동 브러시 등도 자극이 강하므로 피해야 한다.

    한국은 대중목욕탕 문화로 인해 지나치게 문지르고 지나치게 씻는 경향이 있다. 진료실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의 얼굴은 붉고 예민하다. 흔한 목욕탕의 풍경은 냉탕과 열탕을 오가고 얼굴이 벌개지도록 때를 밀고 사우나를 한다. 곡물 팩이 좋다고 온갖 곡물을 떠먹는 야쿠르트에 섞어 얼굴을 세게 문지르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행위는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고, 피부를 더욱 예민하게 한다. 고온의 목욕탕과 사우나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모공을 넓힌다. 그리고 때를 미는 행위는 우리의 피부 장벽인 각질층을 밀어내는 것으로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각질층은 28일을 주기로 저절로 새로운 각질세포가 생겨나고 죽은 각질세포는 떨어져 나가는데, 죽은 각질세포가 이루고 있는 얇은 막인 각질층이 우리 전체 피부의 보호막인 장벽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장벽을 자꾸 없애다 보면 결국 심한 건조증이 생긴다.

    굳이 때를 밀어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셈이다. 지나친 것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위 세 가지의 기본 원칙만 조심하고 잘 지켜 올겨울 건강한 피부로 다시 태어나자.

    김지아 (창원 다니엘피부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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